안녕하십니까? 노동조합 이상영입니다. 먼저 이 글을 빌어 노동조합의 행보에 관심과 지지, 응원을 보내주신 모든 조합원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노동조합의 대표자로서 지난 3년 간 임금 및 단체 협상을 진행하였던 소회를 말씀드리자면, 최선의 결과를 창출하기 위하여 치열한 고민과, 준비 및 논의를 진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협상에 임하고 결과를 창출하기까지 어느 단 한순간도 녹록하지 않았고 그 결과에 대한 아쉬움이 남지 않았던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본디 협상이라는 것이 '상대방'과 '나'에게 주어진 상황이나 생각의 차이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대척점에서부터 출발하여 그 간극을 점차 좁혀나가며 '결론'에 도달하는 행위라고 봤을 때 협상의 당사자(노사) 쌍방의 이해와 양보가 반드시 수반된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위와 같은 전제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요구를 최대한 관철 시키기 위하여 혅재 상황에 대한 객관적인 인식과 함께 우리가 추구하는 방향성에 대한 명확한 목표 설정,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충분한 방책이 있었느냐의 여부가 협상의 성패를 가르는 주요한 요소가 될 것입니다. 위와 같은 전제를 바탕으로 판단하고 말씀드리건대 제20대 노동조합이 지난 3년 동안 임금 및 단체협약 개정에 관한 협상을 준비하고 진행함에 있어 한결같이 추구했던 목표와 방향성 그리고 이번 결정을 내리게 된 배경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임금 및 단체협약 개정에 관한 협상 시 형식과 기간에 구애 받지 않는다. 제20대 집행부 취임 이전 노사 간의 '임금 및 단체협상'(이후 임단협이라고 칭하겠습니다.) 경과 등을 살펴보면 주로 5~7월 경에 협상을 시작하여 상당 기간의 진통을 통하여 합의점에 도달하였으나 장기간의 협상이 반드시 좋은 결과를 담보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저는 협상의 성패를 결정하는 주요한 요소는 단순한 '의지'와 '기간(시간)'이 아닌 협상 당시에 주어진 '상황'을 바탕으로 '명분'과 '실리'를 적절하게 추구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협상의 기간을 길게 가져가지는 않았다고 말씀드립니다.
2. 어떠한 상황에서도 일방적인 양보(빼앗기지)않는다. 제가 회사에 입사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들었던 말이 있습니다. 바로 '예전에는 우리 회사가 산단에서 최고로 좋은 회사였다.', '좋았던 복지나 제도들을 다 빼앗겼다', '시간이 지나고 나니 우리도 모르게 없어진 제도들이 많다.', '뺏기지만 않으면 다행이다.' 등의 말이었습니다. 일개 조합원이었던 저 또한 그러한 말을 했던 적이 있었고 그러한 상황에 깊은 아쉬움을 느꼈던 것이 사실이기에 저와 제20대 집행부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빼앗기지 않겠다는 것을 제1의 신념으로 삼아왔고 지난 시간 동안 조합원 여러분께 그 약속을 지켜왔습니다. 올해는 4년 연속 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일전에 말씀드린 '여수, 울산공장 Box-up' 등으로 인한 전환배치, 전출, 희망퇴직에 더해 대산공장 통폐합 이슈'가 불거지면서 '고용에 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기에 우리에게 그 무엇보다 중요한 '고용'을 지키는 것에 전력을 다했다고 말씀드립니다. 물론, 노사간 작성한 '고용안정협약서'가 근로기준법에서 명시한 '경영상의 해고'를 완전하게 저지할 수는 없지만 공식적인 협상자리에서 맺은 '고용안정'에 관한 노사 대표자간의 약속의 무게감이 한낱 '종이쪼가리'에 불가하지 않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일 것입니다. 그렇기에 회사 또한 충분한 검토를 통하여 조합의 요구에 응하였다고 생각하며 노동조합과의 파국을 막기 위한 단순한 사탕발림에 불과한 약속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하게 말씀드립니다. 또한 만약에라도 회사가 노사간 신뢰를 바탕으로 맺은 약속을 헌신짝 버리듯 저버린다면 노동조합은 그러한 시도를 저지하기 위하여 강도 높은 투쟁으로 맞설 것이며 그 투쟁의 명분은 노동조합에 있을 것이므로 그 결과는 반드시 '승리'로 귀결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3. 조합원의 희생을 담보하지 않는다.
임단협이 답보 상태에 빠져있을 때 노동조합이 취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행보는 '총 파업'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결정은 필연적으로 조합원의 적극적인 참여와 희생을 전제로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노동조합의 결정에 따라 조합원을 동원하는 것이 얼마나 큰 '위험'과 '희생'을 담보하도록 하는지에 대하여 과거 몇 차례의 경험을 통하여 뼈저리게 알고 있습니다. 때문에 조합원의 희생을 담보로 하는 결정을 내릴 때 노동조합은 그 어느 때보다 진중하고 조심스러워야 합니다. 이러한 사유로 저는 이번 농성을 시작하는 것조차 부단한 고뇌와 고민을 통하여 결정하였고, 농성 이후 진행된 본 협상과 실무 협상을 통하여 전달 받은 회사 측의 입장(제시 (안)) 변화로 판단했을 때 더 이상의 농성이나 조합원을 동원한 행위 등을 진행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는 판단을 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4. 단체행동(농성) 이후 비용 등에 관하여
마지막으로 조합원님께서 질의하신 '농성(투쟁)' 기간에 사용된 비용의 처리 부분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번 농성에 사용된 기본적인 비용은 기본적으로 올초 대의원 대회를 통하여 인준 받은 일반적인 '활동(계정항목) 예산'으로 처리할 예정이며 혹시 발생할 수 있는 각 계정의 한도를 초과하는 비용은 사전에 '운영위원의 인준'에 따라 예비비로 사용할 예정입니다. 또한, 농성 기간 중 사용되는 비용 절감을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비용 외에는 어떠한 것도 방만하게 사용하지 않도록 충분한 주의를 기울였음을 말씀드립니다. 끝으로, 이번 농성 기간 중 노동조합 상무집행간부 등이 근무시간을 제외하고 모든 시간(퇴근 후 시간, 개인 휴무, 휴가)등을 농성 활동에 쏟아부었으나 누구도 저희 집행부 누구도 그 시간에 대한 보상(OT비용, 휴가 보상 비용) 등을 생각하지 않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다만, 노동조합 간부라고 하여, 이번 협상 결과의 만족 여부와 무관하게 그들의 희생과 노력이 당연하게 여겨지지는 않았으면 한다는 말씀을 드리며 주변을 지나다 마주치시거든 '고생 많았다'라는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5. 마치며.. 존경하는 조합원 동지 여러분! 이번 임금협상 및 농성을 진행하면서 저와 집행부는 우리 노동조합의 많은 가능성을 엿보게 되었습니다. 이번 농성 때문에 회사로부터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 극복하고, 개인의 상황과 시간을 희생하며 끝까지 농성에 참여한 자랑스러운 간부님들, 더운 여름날 고생한다며 출퇴근길에 손을 흔들어 주시고, 시원한 음료와 함께 아낌없는 격려와 응원을 보내주신 조합원 여러분들이 계시기에 앞으로의 노동조합은 더욱 더 큰 힘을 가질 수 있고 끝없이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다시 한 번 조합원 여러분 앞에 머리 숙여 깊은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노동조합은 잔여 임기 동안에도 조합원 여러분의 권익 보호를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노동조합 위원장 이상영 배상- |